호숫가의 지팡이



우리 집에 둘 째가 태어났어요!
이름은 김강유, 강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라는 뜻입니다. 모세와 같은 사람이죠.

제 아내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저희는 당연히 한국에서 출산할 것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주변 따뜻한 분들의 격려와, 현실적인 문제들이 겹쳐지면서 현지 출산을 선택하게 되었지요.
한국에서 출산하는 것과는 여러 면에서 다릅니다. 일단 외국은 굉장히 Cool합니다.
아이 출산후에 바로 씻기도 하고, 3일 후에는 집으로 퇴원해서 일상을 살아갑니다.
출산 후부터 바로 계란후라이에 베이컨이 곁들여진 식사를 하게 되고,
한국에서는 필수처럼 여겨지는 이런 저런 검사들이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불안한건 의사, 간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죠.
산모의 통증과 상태를 디테일하게 전달하기도 매우 힘들고, 또 그들이 말하는 내용도 반 정도밖에 듣지 못해서 "혹시 중요한걸 놓친게 아닐까"하는 불안함이 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도로 우리 강유는 잘 태어났고,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승희는 건강히 잘 회복하였습니다.
두 아이의 부모라는 것은, 우리 부모님처럼 '진짜 어른'들이나 할 수 있는 건줄 알았는데,
내 존재가 어른이 되기 전에, 언제나 어른의 책임이 먼저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 평생 내면은 참된 어른의 문턱도 못넘어본 채, 나이를 먹어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부쩍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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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타운에 이사를 마치고 2주 후에 바로 한국으로 갔습니다.
목사고시와 목사 안수식을 위해서죠.
2015년 봄에, 저는 고신교단 경인노회에서 안수를 받게 됩니다.
저와 제 아내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삶을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무게를 감당하기도 힘든, 목사라는 직분, 그리고 더 무거운 사모라는 직분을 받았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저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마다 "크게 쓰임받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지만,
목사가 된 지금은 그 내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크게 쓰임받는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시기에는, 그저 정도를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빛나고 가치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상식이 통하고, 대화가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그런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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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하네스버그에서 약2년간 묵었던 정들었던 보금자리, Inyati.
#2. 요하네스버그에서 케이프타운까지 우리 짐을 실어준 이사짐트럭.
#3. 요하네스버그를 벗어나는 자동차 안.

요하네스버그에서의 약 2년간의 사역을 뒤로 하고, 케이프타운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스텔렌보쉬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죠.
요하네스버그에서 케이프타운은 직선거리로는 1200~1400km정도 됩니다.
N1 고속도로가 쭉 뻗어 있기 때문에 길은 어렵지 않지만,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을 1박2일 달려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 컨디션을 잘 체크해가며 가야 합니다.
중간에 차가 이상이라도 생겨버리면 굉장히 난감해지죠.
다행히 우리 가정은 장거리 이사를 무사히 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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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야기> 공간을 드디어 채워갑니다.
이곳은 저(호석)와 아내 승희, 그리고 아기 지안이의 모습을 담는 곳입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저희 셋이,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가를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지난 주, 저희 가족은 Badplaas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Badplaas는 온천 지역에 만들어진 휴양지입니다.
수영장이 넓게 펼쳐져 있는데, 신기한 것은 그 수영장이 따뜻한 물로 채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희는 이번 휴가가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아내가 이곳 생활에 적잖이 지쳐있었고, 저 역시 내년의 본격적인 사역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제 아내는 케이프타운에 가고 싶었으나,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가 만류한 바람에, 결국 Badplaas로 타협했지요.
아내에게는 참 미안했으나, 늘 소극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저와
진취적이고 때로는 조금 무모하기도 한 제 아내가 맞춰가는 모습은 늘 이런 식이랍니다.

아기 지안이는 물놀이를 참 재미있어 했습니다.
비록 깊은 곳에 들어가진 못하고, 수영장 바깥 물구덩이에서
첨벙첨벙 대는 것이 전부였지만, 우리 아가는 까르르 잘 웃어줬습니다.

이곳 남아공은, 보통 어디를 갈 때 차로 몇 시간씩 이동하는 것은 예사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그 이동하는 동안 펼쳐지는 풍경은 참 아름답다는 것이예요.
이번 Badplaas 휴가도, 사실 그 곳 자체보다도, 오며가며 보이는 광활한 풍경이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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