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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습 금지법에 대해 바라보면서. | 2017/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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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한 교회의 담임목사가 자기 아들을 세습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목소리가 있다.
목사가 교회를 사유화하고, 후임자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분명 문제 있다.
그러나, 세습시키려는 목사의 입장은 유보하고서라도,
교인들이 왜 그것에 그리도 찬성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보여진다.
우선, 외부에서 온 목사가 후임이 되었을 때에, 그가 오히려 교회를 사유화하는 전례가 너무도 많다.
또 외부에서 온 목사를 설교나 기타 전 사역지에서의 행적으로 검증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너무나 충분치 못하다.
전임과 후임 사이의 목회철학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과, 그로 인한 교인들의 분열은 너무나 흔한 일이다.
그래서 차라리 전임의 철학을 완전히 물려받은 아들 목회자가 후임이 되는 것에 대해서 찬성하는 것이다.
그 아들 목사가 정말 무능한 자라면야 다른 이야기겠지만, 유능한 경우에는 정말 큰 고민거리가 되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 청빙절차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대원에서 신학생을 받는 원리 자체가 본디, 교회에서 목사를 키울만한 자를 선별하여 지원하고
그 교육을 신대원이 위탁해서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신학생은 자기 자의로 신대원을 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는 당회, 그리고 노회의 허락을 받고 목사가 된다.
즉, 모든 성도들이 관심을 갖고 될성부른 학생을 신학교로 보내서 함께 교육시키고 그를 다시 우리(교단)의 목사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늘날은 그것이 잘 되지가 않아서, 신학생 개인이 스스로 학업을 감당하고, 직장 구하듯 임지를 찾아헤매고,
나중에 담임목회자가 되더라도, 그 자리를 내가 혼자 쟁취하였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시스템으로 변질되었다.
내가 힘들게 얻어낸 담임목사 자리에서, 내가 내 마음대로 목회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유혹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교회에서 "우리가 키운 목사"로서의 아들 목사를 찾는 것 자체를 그리 비난할 일인가 싶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교회가 너무 대형화되고, 담임목사 자리 자체에 너무 큰 권위가 부여되는 것 자체이다.
그리고, 노회에서 각 개교회에 대한 영향력이 너무 줄어들은 것도 문제이다.
교회에서 스스로 키워낸 신학생을 목사로 받는 것, (그가 담임목사의 아들이던 아니던)은 어찌보면 나쁜 것이 아니나,
그것이 마치 어떤 재산을 양도받는 듯한 현 상황 자체가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물론, 현실적인 이유로 오늘날 교단에서 세습방지법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큰 찬성이다.
그러나 그 세습방지법이 아무리 잘 가다듬어져도, 어쩔수 없는 제도 내에서의 모순은 발견될 것이다.
그것 자체가 아주 클리어한 해결책은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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