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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역자 나이제한, 조기은퇴를 바라보며 | 2017/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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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역자 세계에서는 어리고 젊은 부교역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전도사를 찾는다는 청빙공고는 넘쳐나고, 강도사를 찾는다는 청빙공고는 더 넘쳐난다.
그러나, 실제로 목사의 숫자가 훨씬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부목사를 찾는다는 공고는 그보다 훨씬 적다.
2.
몇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보통 부교역자들이 맡게 되는 교육부서의 경우, 아이들은 눈높이가 맞는 젊은 전도사님을 좋아한다.
또, 교회 부교역자 내에 위계 질서 문제도 그러하다. 나이나 깃수가 꼬여버리게 되면 팀웍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담임 목사가 가르치는데로 잘 따라와줄, 즉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말 잘듣는 인재가 편할 것이다.
3.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인생 경험의 축적에서 오는 지혜와, 성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인격의 성숙함 같은 것이
실제로 (부)목사에게 그리 기대되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이리라.
성도들은 더 이상 (부)목사를 존경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한심함과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목사들은 자기들만의 관계 속에서 점점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자기들이 정해놓은 당위를 주장하면서 실제로 유연하고 부드러운 덕을 상실해 가고 있다.
4.
나이가 젊은 전도사라면, 그나마 용납이 되고 이해가 되며, 그 패기로 어느정도의 실수를 커버한다.
그러나 부목사가 보이는 그런 답답함과 추태는, 그에게 이미 쌓여있는 자존심과 어울어져 악취가 난다.
5.
그러나 기독교인이라면, 진정 예수그리스도와 연합한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수록 지혜로워져야 하고, 나이가 들수록 성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지혜와 성숙은 목회자에게 있어서 필수 자질이다.
6.
젊은 교역자를 선호하는 이 세태 자체가, 목사인 나에게는 그 자체로 수치이다.
아직 내 나이가 젊은 편이긴 하지만,
나는 지금의 나보다 10년 후의 내가 훨씬 더 가치있는 존재이길 소망한다.
지금의 나보다 10년 후의 내가, 훨씬 더 지혜롭고 성숙한 사람이길 소망하며, 성도들에게도 그것이 보이길 소망한다.
7.
그런 의미에서 70세 정년인 교역자 세계에서 65세 조기은퇴가 유행처럼 번지는 현 세태 역시 씁쓸하다.
나는 진정으로 존경받는 목회자가 많아지길 소망하고,
그런 목회자들은 당연히 그 사역의 말년이 가장 엑기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치기에 저지르던 실수를 덜하게 되고, 그저 존재만으로 위로와 안심이 되는 그런 목사 말이다.
세상에서 65세가 정년인데 목사라고 뭐가 특별하냐고?
당연히 다르다. 세상의 직업은 지식으로 하는 일들이지만, 목사는 지혜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업은 사람을 위해서 사물을 다루지만, 목사는 사람 자체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8.
내가 담임목사가 되어서 성도들이 나에게 65세 조기 은퇴를 권하거나 그런 뉘앙스가 풍긴다면,
나는 당연히 성도들의 요구를 따를 것이나, 그 자체로 씁쓸한 마음이 들 것이다.
오히려 말년, 노년의 내 존재가 가장 지혜롭고 빛날 수 있는 그런 삶을 위해 지금의 젊은 날을 보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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